현재 정부는 단통법을 폐지하는 대신 개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21년 국회에 제출한 단통법 개정안 내용은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이동통신 사업자가 공시한 지원금의 15% 안에서만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한 것을 30%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사업자의 추가 지원금이 늘어날 경우 휴대전화 공시 지원금이 50만원이라고 하면 고객은 기존 7만5000원보다 두 배 많은 15만원을 받아 출고가에서 총 65만원을 제한 금액으로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특히 추가 지원금 한도가 상향되면 특정 유통점, 속칭 '성지'에 집중됐던 장려금이 일반 판매점으로도 이전돼 불법 지원금 지급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에 재기된 추가 지원금 부분이 수정되는 만큼 당국이 선택 약정 할인율을 손질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선택 약정 할인은 국내에서 신규로 단말기를 사지 않고 해외에서 혹은 중고로 구입한 이용자들도 비슷한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로, 현재는 일정 기간 약정 시 요금의 25% 정도를 할인해주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 차원에서 단통법을 손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존속과 개정, 폐지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게 나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유통 소상공인들은 단통법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휴대폰 대리점·판매점 등 이동통신 유통 분야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협회)는 14일 오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이용자 차별 조장하는 단통법 폐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회는 "가계통신비 상승 주범인 단통법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 속에서도 9년째 유지되고 있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염규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회장은 "소비자들이 구형 스마트폰을 장기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가계통신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단통법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자유시장 경쟁을 억압해 내수시장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무엇을 위한 단통법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동통신 유통 소상공인들의 폐업율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이통사는 특정경로 및 특정지역, 특정시점, 특정매장에 대해 차별적인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니 ‘성지’는 없어지지 않고 독버섯처럼 생존하고 있다”며 “하지만 단통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많은 소상공 유통은 폐업과 불편법 사이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협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상승의 주범인 단통법을 폐지하고 건전하고 유통질서 저해원인인 이동통신 사업자의 장려금 차별지급 중단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6월 말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