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LS와 엘엔에프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새만금에 전구체 합작공장을 짓는 내용의 투자 계획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 총 투자 금액은 1조원이며 예상 전구체 생산량은 연 8만톤(t)으로 알려졌다.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황산니켈은 LS MnM이 공급한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자재를 배합해 만드는 중간재로 그동안은 광물 조달이 쉬운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번 협력으로 LS는 배터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됐고 엘엔에프는 공급망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LS와 엘앤에프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는 차원에서 최근 몇 개월새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 만에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는 28개 기업이 4조176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9년간 이뤄진 투자액인 1조4740억원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3월 SK온, 에코프로, 중국 자이엠(GEM)은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완공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4월에는 LG화학이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연산 10만t 규모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우선 새만금에 신규·증설 투자 요인으로 지리적 이점이 꼽힌다. 새만금은 항만과 인접해 물류 인프라가 구축됐으며 중국과 물리적으로 가깝다. 또 대규모 산업부지가 남아 있어 배터리 기업들이 입성하기 비교적 용이하다.
여기에 새만금 투자 기업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새만금에 신규로 들어오는 기업은 '새만금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가 3년간 100% 감면되며 추가 2년 동안은 50% 감면받을 수 있다. 장기임대용지(최대 100년)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한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기도 들어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LS그룹 관계자는 "순수 국내 기업 간 동맹을 통해 IRA, EU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응하고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