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기초 원료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탄소중립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와 정부·학계가 온실가스 감축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석유화학협회(석화협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석유화학 산업 미래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한화토탈에너지스, 롯데케미칼, 한국바스프 등을 비롯해 기초 원료와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는 기업 임직원이 참석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은 탄소 감축에 달렸다"며 "혁신 기술 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동향과 산업 발전 방향을 다룬 주제발표를 비롯해 토론이 이뤄졌다. 백진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와 정지민 한국바스프 상무,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박은덕 아주대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맡았다.
백진영 파트너는 석유화학 산업 미래를 결정할 요인으로 지속 가능성, 공급 원료의 변화, 가치 제고, 규제 당국의 개입을 꼽았다. 석유화학 업계가 투자해야 할 5대 기술 영역으로는 △인공지능(AI) △멤브레인 분리 △이산화탄소 활용 올레핀 합성 △플랜트 전기화 △바이오 원료를 지목했다.
백 파트너는 AI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한편 원료를 분해·가공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액체 또는 기체로 된 혼합물에서 원하는 분자만 선택적으로 투과·분리하는 멤브레인 기술과 이산화탄소를 기초 원료인 올레핀으로 전환하는 공법을 소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유화학은 2020년 기준 온실가스 7100만톤(t)을 배출해 철강(1억1700만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관련해 정지민 상무는 바스프를 예로 들며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25% 감축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다"고 언급했다. 정 상무는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직·간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관리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상준 교수는 "석유화학 산업은 철강 산업의 수소환원제철 같은 지배적 기술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복수 대안 중 성공적인 해결책을 찾는 단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한 "무탄소 에너지, 탄소 포집·저장, 순환경제 등과 연계한 융합적 접근이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