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와 SPL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달 초 이주연 비알코리아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을 시작으로 최근 강동석 SPL 대표이사 역시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두 대표 모두 1년이 되지 않아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취임한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의 이주연 대표가 최근 회사 측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비알코리아는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아직 이 대표의 사표가 정식으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 출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신변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75년생인 이 대표는 지난 2월 취임 당시 SPC그룹 첫 여성 대표로 주목 받았다. 그는 스타벅스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으로 ‘사이렌오더’ 등 핵심 사업을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전문가다. 이 대표가 비알코리아의 새 수장으로서 브랜드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가 불과 1년도 안 돼 사임 의사를 밝히자 업계는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이전에 비알코리아 대표를 맡았던 도세호 전 대표의 복귀가 이 대표의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알코리아 대표직을 수행했던 도 전 대표는 지난 8월 공동대표 직으로 다시 비알코리아 경영에 복귀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이 대표와 달리 도 부사장은 ‘SPC맨’으로 분류된다. 그는 1987년 입사해 SPC샤니 공장장, SPC팩 대표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비알코리아는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경영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회사다. 이 때문에 허 부사장이 기존의 ‘SPC 방식’을 선호해 도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SPC그룹 측은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상태로 현재 연차소진 중”이라며 “사표 수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임 표명 소식이 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강동석 SPL 대표도 사임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10월 SPL의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박원호 대표 단일체제로 변경됐다.
강 대표는 지난 2월 SPL 대표에 선임돼 박 대표와 함께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는 SPL 공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법무 대응은 물론 근무환경 안전성 강화, 노사갈등 해결을 맡았다.
최근 검찰이 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 직책만 전무이사로 이동해 동일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PC그룹 관계자는 “강동석 대표는 9월 초 사임했고 앞으로도 SPL 전무이사로 품질과 식품 위생 관련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검찰 기소 이후 자진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