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고차 사업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인증 중고차 판매를 추가했다. 당시 장재훈 현대차 이사회 의장(현대차 사장)은 "금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고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면서 잔존 가치 제고를 통해 고객의 실부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고차 매매단지 용인 오토허브에 마련한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의 설비를 마무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센터를 마련해 이달 개장할 예정이다. 경남 양산에 마련되는 하이테크센터는 통합 중고차물류기지로 3만59㎡(약 9093평)의 규모다.
현대차는 정부 권고에 따라 주행 이력이 5년, 주행 거리 10만㎞ 미만의 자사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모델만 선별하는 '인증 중고차 방식'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또 기존 중고차 사업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판매 대수도 올해 5월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전체 중고차의 2.9%로 제한한다. 내년 5월부터 1년간은 4.1%를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기아도 내년 4월까지 2.1%, 2025년 4월까지 2.9%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중고차는 신차 대리점에서 대차 물량을 중심으로 확보하고, 상품화 과정을 거쳐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만들어 정밀한 차량 진단과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첨단 스마트 장비를 갖추고, 정밀 진단 후에는 정비와 내·외관 개선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업계에서는 품질은 보장되지만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매입 가격이 높아질 수 있고, 팔리지 않는 재고 차량 유지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기업형 중고차 업계들은 허위·미끼 매물, 성능 상태 점검 불일치, 과도한 알선 수수료 등 소비자 피해가 큰 레몬마켓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라 보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접수된 중고차 중개·매매 피해 상담 건수는 4663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9096건 △2019년 8174건 △2020년 6087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기업형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인증한 중고차를 직접 판매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다"며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중고차 시장의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