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24.2%로 전 분기 말(223.6%)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생보사는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오른 224.5%, 손보사는 1.1%포인트 증가한 223.8%를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건전성 감독규제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여력을 살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150%에 미달할 경우 경영개선 권고를 내리고 있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는데 요구자본 증가분보다 가용자본 증가 규모가 더 커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됐다.
보험사별로 보면 생보사 중에서는 △라이나생명(317.0%) △메트라이프생명(282.4%) △KB라이프생명(277.0%) △AIA생명(234.0%) △삼성생명(220.5%) 등을 기록했다. 반면 KDB생명은 134.1%였다.
손보사 중에서는 △신한EZ손보(406.8%) △ACE손보(304.0%) △AIG손보(280.6%) △AXA손보(280.6%) △삼성화재(263.3%) 등이었다. MG손보는 64.5% 수준에 그쳤다.
경과조치 후에도 KDB생명과 MG손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이들의 올해 매각도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불안정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하므로 매수자 측의 신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4월 금융위로부터 부실금융사로 지정된 MG손보의 경영관리를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지난해 두 차례 MG손보에 대한 매각에 나섰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모두 실패로 끝났다. 회복되지 않은 재무상태와 경영 실적, 소송 리스크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7월 하나금융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돼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투입과 역마진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2014년부터 매각 시도를 해왔지만 결국 다섯 번째 시도까지 실패했다.
아울러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나올 정도로 큰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자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이 부진하면서 안정화되지 않은 추이를 보였다. 이에 보험사들의 실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매수 의사를 보였던 기업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 상태 회복부터 돼야 매수자들의 자금 부담도 덜 수 있고 그에 따라 매각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으로 (매각 성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