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4'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는 약 500개 기업이 2100여개 부스를 꾸려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전시장이 열리기 두 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입구는 인산인해를 넘어 백화점 '오픈런'을 방불케 했다.
올해 행사 주제는 '경계를 넘어선 혁신(Innovation Beyond Boundaries)'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 독일 인피니언, 일본 키옥시아를 포함한 종합 반도체사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총출동했다.
참가 기업들은 반도체 불황의 끝을 알리며 희망 섞인 전망을 잇따라 제시했다. 올해 메모리 업황과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였다. 부스 곳곳에는 생성형 AI와 관련한 설명이 영어로 적혀 있기도 했다.
개막식과 기조연설이 열린 3층 오디토리엄 룸은 모든 좌석이 가득 찼다. 이동 통로와 구석 바닥에 앉아 필기하며 듣는 관람객도 있었다. 조현대 한국 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 대표는 개회사에서 "반도체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전시 기간, 전시장에서 회사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성장 동력)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취업 준비생들도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반도체 업종 취업을 준비 중인 A씨(29)는 "반도체가 불황이다, 불황이다 하는데 오늘 사람들 모인 거 보니 불황은 끝난 것 같다"라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미래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