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소아·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일명 ‘키 크는 주사’인 성장 호르몬 처방 건수가 최근 5년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 사례도 높아지면서 성장호르몬 대상 기준 마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돼, 체내에 들어가 골격을 늘리고 단백질 합성과 증식을 촉진하고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한다. 보통 키 성장은 2차 성장 징후와 함께 성장판이 닫히면서 서서히 더뎌지는데, 성장판이 열려있을 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 키 성장 효과를 보는 원리다.
6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소아성장약품 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장 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18년 5만5075건에서 2022년 19만건으로 3.5배 증가했다. 또 2018년부터 최근 2023년 6월까지 처방된 누적 성장 호르몬 주사 건수를 합치면 69만5503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 처방 건수가 전체 49.5%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35.5%), 병원(10.2%), 의원(4.8%)이 뒤를 이었다,
호르몬주사 처방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성장호르몬 주사 급여 기준 확대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개정안에는 여아 153cm, 남아 165cm로 기준이 확대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연령별 처방 건수는 10∼14세가 절반 이상인 55.1%로 가장 많이 차지했는데, 2차 성장 시기가 11~12세로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5∼9세 40%, 15∼19세 2.7%, 5세 미만 2.1%로 나타났다.
문제는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이 늘어나면서 부작용 사례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2018~2023년) 부작용은 320건에서 1604건으로 약 5배 늘었고, 201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조사된 누적 건수는 5368건이다.
성장호르몬 주사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혈당 상승이 꼽힌다. 항인슐린 작용으로 혈당이 올라 당뇨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사를 맞은 후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각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형유방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료에도 이상 사례로 △전신 장애 △주사 부위 출혈·통증 △신경계 장애(두통·어지러움) △위장관 장애(구토·상복부 통증·오심) △피부조직 장애(두드러기·가려움증·발진) 등이 보고됐다.
호르몬주사는 10명 중 7~8명 정도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무조건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호르몬주사를 맞으면 키가 클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대신 주사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함을 인식하고 파악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신 의원은 “일부 성장클리닉에서는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현장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통해 과도한 외모지상주의를 향한 의료남용 악순환을 끊어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식약처는 이러한 부작용과 성장 호르몬 주사제와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