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개인 투자자 해외증권 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개인 해외투자액은 771억 달러(약 102조789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코로나19 이후 서학개미 개인 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가 확대됐고, 지난해 말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글로벌 주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민간 부문(개인 투자자·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은행 등)의 해외증권 투자 중 개인은 20%를 차지했다. 2019년 말 7.3%였던 것에 비하면 4년 만에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증권 분야별로 살펴볼 때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투자는 지난 2020년부터 기관투자자와 비슷한 규모에 도달했고, 개인 해외채권 순투자액도 지난해 기관투자자의 43%까지 따라올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개인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자 주체로 부상했다"며 "양호한 미국 경기 여건, AI·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미국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개인의 대규모 해외 주식투자가 재개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 등에 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채권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볼 때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서 올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액은 30억743만6249 달러(약 4조110억원)다. 작년 같은 기간 매수액(7억6294만 달러)과 비교하면 4배 가량 상승했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로 서학개미가 급증함에 따라 증권사들도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국내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까지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매수 시 온라인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실시한다. 원래 수수료가 온라인 0.25%, 오프라인은 0.5%이지만 이벤트 기간 온라인에서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환율 우대 혜택도 적용 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첫 거래 투자자에게 이번 달 29일까지 비대면 계좌에 40 달러(약 5만3312원)를 지급한다.
이벤트 뿐만 아니라 증권사는 미국 현지 종목 보고서를 번역해 전달하거나 투자 아카데미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금융회사인 스티펄 파이낸셜과 협력해 현지 애널리스트의 주식 리포트를 번역해 매일 두 차례씩 전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높은 대학생을 상대로 업계 최초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한편 미국 증시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는 지난 7일(현지시각) 마감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도 장중 최고치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