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캐롯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하나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총 2304억원으로 전년(1855억원) 대비 손실이 확대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디지털 보험사는 온라인 채널(전화·우편·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보험 영업을 한다.
디지털 보험사가 적자를 지속하는 요인으로도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된 타 금융권과 달리 보험업권은 아직 대면 영업 영향이 큰 점이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대면 가입률이 각각 99.4%, 93.8%에 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비대면 가입률은 생보 0.6%, 손보 6.2%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최근 인터넷은행이 혁신적인 상품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으면서 1금융권 시장 안착에 성공했듯이 디지털 보험사도 차별화된 상품과 고객 편의성 등을 내세워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풍부한 역량을 가진 인재 확보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먼저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로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이달 초 한정수 보험상품 담당을 새롭게 영입하고 조직 재편에 나섰다. 한 담당은 국내외 유수의 보험사를 거치면서 25년 넘게 상품 개발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아울러 지난해엔 디지털 금융 전문가인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Ⅱ' 상품은 생·손보협회 공동 운영 보험 비교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낮은 보험료 1위를 차지했다.
캐롯손해보험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종합 광고 대행사 이노션에서 약 16년간 핵심 역할을 수행한 배주영 전 이노션 넥스트캠페인팀 및 글로벌미디어팀 팀장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했다. 배 CMO는 배우 고윤정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면서 마케팅에 성공했단 평가를 받는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규모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