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시리즈로 개인용 컴퓨터(PC) OS 최강자 자리에 오른 MS는 2000년대 이동형 기기(모바일) 시장에도 눈독을 들였다. 2000년 스마트폰의 원형이라 불리는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PDA)용 OS '포켓 PC 2000'을 개발한 뒤 '윈도우 모바일'까지 다양한 OS를 출시했다. 이때까지 모바일 OS는 내장된 기능만 사용하는 형태였다.
시장 상황이 급변한 건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부터다. 애플리케이션(앱) 장터를 이용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앱을 올리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다운받는 시장이 개화했다.
그러나 MS는 스마트폰에 특화한 전용 OS 없이 윈도우 모바일로 대응하려 했고 2008년 윈도우 모바일 6를 개선한 윈도우 모바일 6.1을 내놨다. 윈도우 모바일은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앱 숫자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옴니아 시리즈' 등 일부 제조사가 윈도우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제조사들 입장에선 유료 OS인 윈도우 모바일은 매력을 끌 만한 게 없었다.
제조사들이 윈도우 모바일을 외면하면서 생태계는 협소해졌고 앱 개발자들도 윈도우용 앱 개발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MS는 2015년 '윈도우 10 모바일'을 끝으로 모바일 OS 시장에서 철수했다.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 타이젠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공동 개발한 모바일 OS지만, 관심을 두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이는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상대적인 앱 숫자 부족과 생태계 확장성 제한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타이젠을 주력 스마트 기종에 넣지 못하고 2014년부터 스마트워치인 삼성 기어2에 탑재된 형태로 첫선을 보였다. 그나마 2020년 갤럭시 워치3를 끝으로 스마트워치 OS에서도 퇴출당하며 현재는 삼성 스마트 TV용 OS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각각 PC OS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리한 지점에 있던 두 회사이지만 자체 개발한 OS는 다른 제조사에 외면받으며 실패했다.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한 게 윈도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윈도우 모바일 대신 선택한 오픈소스 형태의 무료 OS인 안드로이드다. 연합전선을 확대하려면 오픈소스 등 개방형 OS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그래픽 카드를 편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일종의 업계 표준이 생긴다면 굳이 엔비디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라며 "빠르게 변하는 새상에서 엔비디아도 언제 소외당할지는 모르는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