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AI 산업의 '신흥강자'로 불리는 오픈AI도 이 같은 행보에 합류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옛 바드)'에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탑재해 자체적으로 AI 모델 학습을 진행했다. MS는 지난해 11월 자사 첫 번째 AI 칩 '마이아'를 선보였고, 메타는 같은 해 AI 칩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AI 칩 독립을 선언했다.
중국 기업도 엔비디아 독주를 막는 데 나섰다. 바이두는 AI 반도체를 엔비디아에서 자국 기업 화웨이 제품으로 대체했다.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진행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도 '칩 독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협력해 조만간 AI 칩 '마하2(Mach-2)'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마하2는 자체 AI 추론칩으로, 이전에 발표된 마하1처럼 거대 언어 모델(LLM)을 활용하면서 성능을 높였다.
이들 기업들이 엔비디아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이유는 높은 가격과 불안정한 공급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인 'A100'과 'H100'을 통해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한 상태다. 시장을 독점하면서 엔비디아 AI 칩 가격은 시장가보다 비싸게 형성돼 있다. 1개당 최소 1만5000 달러(약 2031만원)에 육박한다. 칩 1개당 2000~3000 달러(약 300만원) 수준인 구글의 5~7배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공급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도 엔비디아 탈출을 부추겼다.
반(反)엔비디아 기업들의 연합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퀄컴, 구글은 연합 전선을 형성하며 AI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위한 오픈 소프트웨어 구축에 나섰다. 오픈AI는 지난달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AI 칩 개발 협력을 제안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에 맞설 만큼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거라는 반응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AI 칩 독립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AI 시장의 미래를 좌우하겠지만 엔비디아가 이끌어온 AI 생태계가 워낙 공고해 이를 넘어서려면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