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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은, 기준금리 11연속 '3.5%' 동결…"불확실성 커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광미 기자
2024-05-23 14:36:26

농·축·수산물 급등·환율 변동성에 피벗↓

전문가 "이르면 미국 9월, 한국 10월 인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코노믹데일리] 올 상반기 마지막 금리 결정에서 한국은행은 3.50% 동결로 통화 긴축 유지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섣부르게 인하할 경우 물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2월부터 동결되면서 현 3.50% 수준이 약 1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된 것은 물가와 환율의 불확실성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과 3월 3.1%를 이어가다 4월 2.9%로 내려가며 2%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과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은 10.6% 급등, 향후 2%대 유지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를 중심으로 둔화하겠지만, 유가 추이나 농산물 가격 강세 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환율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올 초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미국 역시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고 최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로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14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본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최우선인 한은 입장에서 환율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보이면서 금통위도 섣부르게 인하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4%)이 지난 3월보다 0.1%p 감소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증가했지만, 연준 고위 인사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1일(이하 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물가) 지표 둔화세가 3∼5개월 정도 지속돼야 연말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지난 22일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빠르면 9월, 한은은 10월,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미국은 9월, 한국은 10월 또는 11월에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두 나라 모두 연내 한 차례, 0.25%p씩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일러야 9월 금리 인하에 나서고, 인하 횟수도 연내 한 차례 또는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연준의 인하 이후 한은도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텐데 인하 횟수는 연내 한 차례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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