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도에선 '재생에너지 전력 신규 거래시장(재생에너지 신시장)'이 문을 열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시장에 반영하면서 전력을 입찰·거래하는 시장이다. 운영 주체인 전력거래소(KPX)는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을 거쳐 차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행 전력시장의 발전 정산 방식은 연료비와 연동돼 있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으로 이뤄진 재생에너지가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재생에너지 신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실시간으로 전력량을 예측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태양광이라고 한다면 날씨에 따라 어느 정도의 전력이 생산될 것인지 미리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가를 산정해 입찰에 나서는 식이다.
이에 태양광 발전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발전량 예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전력과 6개 발전회사가 만든 특수목적법인 켑코솔라나 국내 최대 태양광 제조사 한화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평균적인 예측률은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곳곳에 흩어진 발전 설비를 통합해 관리하는 가상발전소(VPP)도 주목받고 있다. VPP는 재생에너지 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발전량을 관리해 전력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다수의 전력원을 실시간에 관리해야 하므로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이 필요해 LS일렉트릭, SK에코플랜트 등 대기업을 위주로 VPP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민간 전력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도 시장 참여를 늘리는 요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PPA가 늘어나 전력 시장이 민영화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고 VPP가 활성화되면 결국 전력 시장이 민영화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의 특성상 막대한 초기 투자 자금이 소모되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 민간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