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7만CGT(표준선 환산톤수·59척) 가운데 한국이 96만CGT(18척)를 수주하며 수주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중국은 57만CGT(30척)를 수주해 수주 점유율 2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7월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많이 수주했고, 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량도 꽤 된다”며 “중국의 경우 크기가 작은 선박 위주로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주한 선박의 1척당 CGT는 한국이 5.3만CGT로 중국(1.9만CGT)보다 2.8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CGT는 선박의 단순 무게(GT)에 선종에 따른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한 값이다. 예를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에 0.55, 그보다 어려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LNG 운반선에는 각각 0.65, 0.75를 곱하는 식이다.
점유율 1위 일등공신은 지난달 고부가가치 대형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한 HD한국조선해양이다. 지난달에만 16척을 수주했다.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과 1만5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지난달 15일 체결했다. 지난달 3일에는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8일에는 초대형 LPG 운반선(VLGC) 2척을 수주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기준 수주액 총 162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목표로 정한 135억 달러를 120.5% 초과 달성하게 됐다. 3년 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채운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좋은 선박 위주로만 수주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주 규모에 지나치게 중점을 둘 필요는 없다"며 "남은 하반기는 확실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조선 자회사들의 향후 실적 모멘텀을 강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