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12일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다음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종합 대책에는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이 주로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차량 배터리가 과하게 충전되지 않도록 충전량 제한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고 배터리 제조사와 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안이 거론된다.
정부가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 기반 시설 확충 및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을 지을 땐 불에 일정 시간 견딜 수 있게 내화 설계를 하고 폐쇄회로 영상 장치(CCTV)를 갖추도록 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과충전을 예방하는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된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면 기본 보조금(1기당 최대 140만원)에 4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환경부는 배터리 출력과 충전 상태 등을 제어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정보가 공개된 전기차에 구매 보조금을 더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토부는 전기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고지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종합 대책을 내놓기로 한 이유는 전기차 화재 사고가 갈수록 빈발하고 있어서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전기차 화재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에서 지난해 72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힌 전기차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에 있는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지하 1층에 주차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에서 불이 나 해당 층에 있던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고 아파트 1581세대 중 480세대가 정전됐다. 이들 세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인근에 마련된 임시 주거 시설 또는 친인척 집으로 대피해 머무르고 있다.
인천 전기차 화재 닷새 뒤인 지난 6일에는 충남 금산군에서 기아 EV6 차량이 불에 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