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19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36주 낙태 사건’을 사례로 불법 의료 대처 방안에 대해 “의료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36주차에 접어든 유튜버 A씨가 낙태 수술을 받는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낙태 수술 과정과 수술 후 상황, 낙태 비용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영상은 업로드된 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버 A씨와 낙태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B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법무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낙태죄 대체 입법 논의를 발표했으며, 임현택 의협 회장 또한 낙태 수술을 실시한 의협 회원 B씨를 12일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사건의 핵심은 뱃속 아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여부다. 현행 낙태법에 따르면 뱃속 아이가 이미 죽어 있던 경우에는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무죄다. 하지만 살아 있는 채 아이가 출산됐다면 의사는 고의로 숨지게 한 혐의로 살인죄에 해당된다.
최한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이번 낙태 사건의 원인으로 "낙태법 불합치 이후 대체 입법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1년 1월 1일부터 낙태죄가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정을 국회에 요구했지만 국회와 정부의 외면으로 입법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 대변인은 ‘36주 낙태 사건’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발생한 참극"이라며 "의협은 현 낙태법에 대한 비윤리적인 의료 행위의 철저한 근절에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이어 “‘36주 낙태 사건’의 해당 의사에게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징계하고, 사법 처리 단계에서도 엄벌을 탄원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