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주 티몬이 정상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위메프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티메프(티몬+위메프)’는 거래를 재개하고 신규 투자를 받아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상환한 뒤 3년 안에 회사를 재매각하겠다는 자구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미정산 사태로 신뢰를 잃은 티메프가 조직을 정비한다고 해도 떠났던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핵심은 마른 유동성에 기름칠을 해줄 투자자 확보다.
티메프와 채권단의 2차 회생절차 협의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사 대표가 공언한 자금조달방안과 투자확약서 확보 여부에 경영 정상화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티메프는 큐텐그룹을 떠나 독자경영의 기회를 얻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는 오는 30일 채권단과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진행한다. 이날 협의회에는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신정권 판매업체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티메프는 지난 13일 채권단과 첫 회생절차 협의회를 갖고 자구 계획안을 공개했다. △회사 정상화 방안 △소액 채권자 우선 변제 계획 △변제안 △자율 구조조정 절차 진행 계획 등의 내용이 담겼다.
티메프가 외부 투자 유치를 받아야만 자구 계획안이 현실에 적용될 수 있게 된다. 양사가 필요한 투자 금액만 각각 1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이달 중순부터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작업을 했다.
티몬은 지난 23일 영업재개를 위해 조직 구조도 개선했다. 기존에 없었던 재무·자금 조직을 구축하고 에스크로 기반의 정산시스템도 도입했다. 위메프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투자자 한 곳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 역시 FI(재무적 투자자)와 SI(전략적 투자자) 물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논의가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티메프가 극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성공해 ARS 프로그램을 통한 합의가 이뤄지면 이후 채권자 동의를 거쳐 회생신청이 취하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각사의 투자와 자구계획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변제하게 된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ARS 프로그램이 종료돼 법원이 강제하는 회생절차에 들어간다. 법조계에서는 ARS 프로그램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이달 25일까지 티메프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한 피해 판매자는 4만8124개사, 피해 금액은 1조2789억원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피해 업체의 90.4%는 미정산금액이 1000만원 이하다. 미정산 금액이 1억원 이상인 업체는 981개사로 이들이 미정산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1%에 달한다.
티몬·위메프 측은 “투자유치와 자본확충 등 정상화를 위한 방안들을 다각도로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뢰를 회복하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