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는 지난달 발간한 ‘월간 철강보’에서 올 상반기 한국이 수입한 철강 물량은 830만t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조선업 수요가 늘면서 후판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21.9% 증가한 120만t이었다. 수입 후판의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늘었고 이 중 중국산 비중이 60%에 달했다.
그 동안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이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과 관련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 6월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민간철강회의’에서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 수입이 급증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고충을 전달했다.
4월에 열린 ‘제21차 한-일 민관철강회의’에서도 포스코는 “2023년 중국의 수출량은 약 9000만t 수준이며 한국으로 향하는 수출은 10%”라며 “한·일 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직접 나서 위기를 말하는 데는 중국의 철강 수출 물량이 올해 더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중국의 수출 증가는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량 증가로 이어지는 게 업계 공식처럼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자문업체 마이스틸이 올해 중국 철강 수출량이 1억~1억100만t가량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수출량 9026만t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중국산 철강재 수출은 2015년 1억1240만t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2016년에도 1억t을 넘겼다. 업계 공식을 따르듯 당시 한국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 역시 급증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373만t, 1426만t이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국가들은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중 관계로 정부가 고민하는 단계”라며 “어렵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왔는데 정부가 절차에 들어간 지는 얼마 안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