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무선 인터넷 속도 제한과 요금제 역전 등 사안과 관련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남았는데도 이를 다 쓴 것처럼 속도를 제어했다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을 인정한 것이다.
김 대표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객 불편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받기로는 KT에서 실수가 있었던 걸로 생각된다"면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종면 의원에 따르면 KT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데이터 제공량이 소진되지 않은 일부 회선에 대해 인터넷 속도를 정상일 때보다 느리게 했다. 평소대로라면 데이터 사용량이 한도에 이르렀을 때서야 400킬로비트초(Kbps)~1메가비트초(Mbps)로 속도가 떨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해당 기간 총 826회선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 의원은 "KT는 이용자 측 문제라고 주장하다 의원실에서 과기정통부를 통해 조사를 요청하자 9월 요금 고지분에서 5000원 상당을 할인해주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김 대표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불편 신고가 있었을 때 개선 조치와 함께 보상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전수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4세대 롱 텀 에볼루션(LTE) 요금제 간 가격이 역전 현상과 관련해서도 질의를 받았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LTE 가입자가 5G보다 비싼 요금제를 쓰는 것은 문제"라며 김 대표를 물아 세웠다.
그러자 김 대표는 "요금제 역전 현상을 알고 있다"며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해 역전 현상을 없애겠다"는 답을 내놨다.
KT가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신임 대표에 최영범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선임한 점도 이날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KT가 KT스카이라이프에 망 사용료 160억원을 깎아준 것을 함께 언급하며 "KT가 낙하산 인사에 특혜를 줬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동의하느냐"고 김 대표에게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날 과방위 국감에는 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사업부장과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도 증인으로 나왔다. 통신 3사 고위 임원 중 최고경영자(CEO) 증인으로는 김 대표가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