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총 37조6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조7099억원)보다 2.5% 증가한 데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자 이익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5조6559억원) 대비 5.9% 늘어난 수치로 역시나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익을 냈다.
대내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를 비롯해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이례적으로 이자 이익이 불어났다. 실제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보다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에도 대출 자산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일제히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고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 축소 폭이 줄어든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은 금리 인하기가 되면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축소돼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3분기에 여러 차례 대출금리를 인상한 것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그룹들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밝혔다. 특히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은행의 이자 이익 증가를 지적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9회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최근 은행 이자 수익 증가에 대한 비판도 궁극적으로는 금융이 과연 충분히 혁신적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관행이나 제도가 만드는 울타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든 금융인이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이복현 원장은 "올해 은행권 이자수익이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은행들도 여러 노력을 해온 것은 알지만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만큼 다양한 혁신으로 (60조원의) 이자 수익을 거둔 것일지 의문"이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