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양=신화통신) 인구 3만 명도 채 되지 않는 구이저우(貴州)성 진핑(錦屏)현 둔자이(敦寨)진. 세계 배드민턴 셔틀콕 10개 중 1개가 생산되는 이곳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드민턴 마을'이다.
6만㎡에 육박하는 배드민턴 산업단지, 거위 사육 기지, 배드민턴 라켓 생산, 제품 포장 등을 아우르는 산업사슬은 그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둔자이진의 셔틀콕은 덴마크·인도네시아·일본 등 60여 개 국가(지역)로 수출된다. 연간 생산량은 500만 다스(12개 한 묶음), 생산액은 5억 위안(약 990억원)을 넘는다.
둔자이진이 위치한 진핑현은 전통적으로 임업이 발달해 쌀과 과채류를 주로 재배했다. 그러다 2017년 평평한 지형의 둔자이진이 마음에 든 영국 배드민턴 브랜드 RSL이 이곳에 셔틀콕 생산을 위한 구이저우 RSL산업단지를 건설했다.
후빙(胡兵) RSL 생산 매니저는 불과 몇 년 만에 산업단지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현재 구이저우 RSL산업단지의 셔틀콕 생산량은 7년간 160배 이상 늘어 2017년 3만 다스에서 500만 다스로 증가했다.
한편 RSL산업단지는 깃 가공, 셔틀콕 생산, 셔틀콕 문화 전시가 통합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단지로 발돋움했다.
깃털 세척 및 건조, 등급 분류, 깃털 끼우기, 완제품 검수...하나의 깃털이 셔틀콕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약 40가지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RSL은 작업장을 신설하고 깃털 가공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며 제품 품질과 생산 효율을 추가적으로 높여갔다. 이에 지난해 셔틀콕 생산량이 416만 다스, 생산액은 3억4천만 위안(673억원)에 달했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500명이 넘는다.
구이저우 다퉁리(大桐利)스포츠용품회사의 작업장에서는 110명이 넘는 직원들이 주문 생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회사의 책임자 장웨이핑(張偉平)은 "배드민턴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우리 작업장도 7천㎡에서 2만㎡로 확대됐다"고 소개했다.
고급 셔틀콕을 주로 생산하는 이곳 기업은 제품의 80%가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 등 국가(지역)로 수출되고 있다.
한편 셔틀콕 제조업의 발달은 거위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거위는 셔틀콕 깃뿐만 아니라 거위 고기, 거위 털 등도 생산해 낸다. 최근 수년간 둔자이진은 '선도기업+합작사+농가'의 사육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농가 사육을 회사화·규모화하며 거위 번식, 상품 거위 사육, 거위 고기 도축·가공 등 관련 산업사슬을 구축했다.
현재까지 진핑현 거위 산업을 통해 87만 개의 깃털이 출하됐다. 거위 사육을 통해서만 1만6천 가구의 농가가 소득 증대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둔자이진의 셔틀콕은 배드민턴 라켓 제품과 포장을 포함한 많은 다운스트림 기업을 파생시켰다. 그중 한 탄소섬유 라켓 생산기업은 매월 3만 개의 라켓을 생산해 대부분 동남아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배드민턴은 지역의 문화관광까지 활성화시켰다. 2019년부터 배드민턴 대회, 배드민턴 박물관 등이 만들어지며 약 700만 명(연인원)의 관광객이 진핑현의 관광 명소를 찾았다. 이에 따른 관광 종합 수입은 2억3천900만 위안(473억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