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는 '한국 민주주의가 무모한 지도자를 이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해설 기사에서 지난 4개월간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성과 동시에 강력한 회복력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NYT는 먼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민주주의의 취약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민주주의 모범 사례로 꼽히던 한국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민주주의 체제의 내재적 불안정성을 시사한다는 학자들의 견해도 전했다.
그러나 이후 4개월의 시간은 한국 민주주의의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주는 기간이기도 했다고 NYT는 짚었다. 군부대가 국회를 무력으로 장악하려 했을 때 시민들의 대응은 즉각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맨손으로 군대를 막아서며 국회가 계엄 해제 투표를 할 시간을 벌었고 결국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는 과정을 설명했다.
NYT는 한국인에게 민주주의는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고문과 투옥, 유혈 사태를 겪으며 수십 년간의 투쟁으로 쟁취한 소중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인이 삶에서 깊이 소중히 여기는 부분이 민주주의"라며 독재 종식, 자유 선거 도입, 권력 남용 지도자 축출 등 주요 정치적 이정표는 모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후에야 성취되었다고 설명했다.
외부 관찰자의 시각에서 이번 사태는 1980년대 후반 구축된 한국의 민주적 제도가 거둔 승리로 비친다고 NYT는 전했다. 1980년대 한국을 취재했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교수는 NYT에 "윤 전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에 대한 대응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쿠데타에 반대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대응한 시민사회의 회복력, 특히 독재 통치의 위험을 처음 경험한 젊은 층의 열정이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은 사건의 명확성은 물론 이념적 양극화를 극복하는 능력까지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