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안 사장은 이날의 발언이 가벼운 농담임을 전제했지만, 기업의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임원의 공식 석상 발언으로는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인물을 비유적으로라도 긍정적 효과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첨단 방위산업체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방위력 증강 수요가 늘어나며 수출 성과를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위협이 국내 방위력 증강 필요성을 키우며 국내 사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 정세에 따른 수혜 효과를 기업 임원이 직접적으로, 더구나 유머의 소재로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볍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태도는 더욱 중요해졌다. 방산산업은 국가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히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안 사장의 발언이 부주의하게 전달되었을 뿐, 악의가 없었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글로벌 방산업체의 전략 책임자가 국제 정치의 복잡한 맥락을 농담 소재로 삼은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방산산업은 일반 산업보다 훨씬 더 민감한 이슈들과 직결되며, 기업의 한 마디가 외교적 논란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임원의 발언이 한순간에 국내외 여론의 주목을 받고, 기업 이미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경각심을 갖게 한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방위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책임 있는 태도와 신중한 소통 전략은 필수적이다. 기업의 최고 전략 책임자라면 앞으로 더 큰 책임감과 신중함이 요구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방위산업계 전체가 다시금 소통 전략의 중요성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길목에서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파급력을 고려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