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KB국민은행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 급증에 대응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다. 반면 신한은행은 주담대 최장 만기를 늘리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여 은행권의 가계대출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4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 중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주기형과 혼합형 상품의 금리를 0.17%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상품의 대출 금리는 연 3.703.90%에서 연 3.874.07%로 오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4일 금리 인상은 시장금리를 반영한 변동금리 인상이 아니라 가계대출 수요 조정을 위한 가산금리 인상"이라며 "선제적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조치로 4일부터 비대면·대면 대출 금리가 같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때 '주담대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졌고 은행 측은 1일 접수 한도를 150건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금리 인상과 함께 이날부터 비대면 주담대 1일 접수 한도를 150건에서 500건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서 비대면 채널로 접수된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이 대부분 처리가 완료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한은행은 같은 날인 4일부터 주담대 문턱을 낮춘다. 현재 30년인 주담대 최장 만기를 지역이나 자금 용도에 관계없이 40년으로 연장한다. 주담대 만기가 늘어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아래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사실상 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또한 서울 지역에 한해 운영하던 '조건부 전세대출'(대출 실행 당일 집주인이 바뀌는 조건) 규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저한 가계대출 관리 중"이라며 "다만 가계 대출 관련 실수요 고객의 어려움을 덜고 효용을 늘리기 위해 기존 두 가지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율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마다 가계대출 영업 방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는 반면 신한은행은 실수요자 지원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장 상황과 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가계대출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주택 실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