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낸드 매출액은 114억8580만 달러(약 15조3335억원)로 전분기(3분기) 대비 24.5%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올 1분기에도 매출 규모는 전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낸드가 반도체 기업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양상이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낸드는 작년까지만 해도 좀처럼 시장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주력 응용처인 개인컴퓨터(PC), 스마트폰 등의 수요 부진이 장기화된 탓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지난 2021년 공식 출범했다. 인수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긴 누적 손실(약 7조원)을 기록했다. 당시 부채가 자본을 앞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인수합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우려와는 달리 업계에서는 '올해는 추세가 다르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솔리다임이 예상보다 빠르게 부진을 벗어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적자 규모 빠른 속도로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eSSD를 중심으로 솔리다임 실적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고객사 확장과 함께 eSSD를 중심으로 전략을 잘 짜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SSD는 솔리다임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로 회사의 eSSD 매출 비중을 지난 2021년 10% 중반에서 2022년에 40% 초반까지 끌어올렸다.
실제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은 지난해 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33.1% 늘어난 24억8040만 달러(3조3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eSSD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96.9% 증가한 7억6600만 달러(1조원), 점유율은 삼성전자 뒤를 잇는 2위(33.2%)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안현 솔루션개발 담당 부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안 부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 낸드 솔루션과 솔리다임 기술 총괄을 맡고 있다. 낸드 분야 전문가로서 사업 전략 재정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