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한 금융위는 '2025년 업무계획'에서 1분기 중으로 초대형 IB 신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이란 금융당국이 지난 2016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도입한 제도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발행어음 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격이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회사에 기업 신용공여와 헤지펀드 전담중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정한 제도다.
초대형 IB 조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얻을 경우 최대 자기자본 2배 규모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 초대형 IB는 총 5곳으로 지난 2017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지정받았다.
초대형 IB 6호 타이틀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곳은 하나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 6조9042억원 △하나증권 5조9904억원 △키움증권 5조6319억원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초대형 IB 인가 신청 준비에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증권은 재작년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또 작년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투자금융 조직을 강화하며 IB부문을 확대하고 나섰다. 특히 하나증권은 지난 19일 심사 과정에 가장 우려했던 당국의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법 자전 거래 징계 심의 결과에서 기존 영업정지 처분에서 '기관경고'로 제재가 경감돼 부담을 던 바 있다. 초대형 IB에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대주주적격성 △내부통제 등도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1일 자로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전담하는 종합금융팀을 투자운용 부문 아래 신규로 편성했다. 앞서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이 작년 초대형IB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중장기 목표 방안으로 초대형 IB 인가 획득을 통한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언급하며 연내 인가를 목표로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 곳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 대표는 작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초대형 IB 인가는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김종민 메리츠증권 각자 대표는 같은 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조달 창구의 다변화 효과를 고려해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을 확보하고자 자기자본 규모를 넓히고 있지만 초대형 IB 인가에는 신중을 거듭하는 분위기"라며 "금융위에서 발표한 만큼 상반기 중에는 초대형 IB 인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초대형 IB 인가 지정과 함께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 제도 개선에 나선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통합해 운용한 뒤 이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6년 해당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재까지 IMA 업무를 허용받은 사업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