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6일 서울 용산역 정비창 부지 공공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규제에만 초점을 맞췄던 정부의 기조와는 정반대되는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 발표로 서울 핵심지역에 위치한 공공재개발 사업지들에 대한 개발도 본격화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증산4구역과 지난달 정비구역 해제·연장안이 통과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등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급확대 정책 발표에 대해 정부가 집값 잡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고 호재를 통한 집값 상승에 대한 조절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공의 개입도가 큰 공급확대정책은 또 다른 규제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대책은 시장 상황에서 다소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대책은 정부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부동산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가 여기서 그치지 않은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발표될 추가 규제책으로는 보유세 인상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의 강화된 개정안에 맞춰 입법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의 민생법안 처리라는 변수로 부동산 관련 법안은 21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입법에 난항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둬 21대 국회에선 단독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 만큼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5월 30일 개원하는 21대 국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동산 관련 법안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핵심으로 꼽히는 종부세법 개정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고가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율을 현행보다 0.1~0.3%포인트,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는 0.2~0.8%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상한선도 200%에서 300%로 올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세 인상안은 제외한 대출규제,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책을 발표한 만큼 지역별 시장상황을 고려한 핀셋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나올 수 있는 규제책이 다 나온 만큼 향후 추가로 발표될 부분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지역별 시장상황을 고려한 규제강도 조절 정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