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통신비용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알뜰폰으로 전환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알뜰폰 전용 공용 유심을 내놓으며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바로유심', LG유플러스는 '원칩' 등 알뜰폰 전용 공용 유심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유심과 원칩은 이동통신 3사 망을 빌려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영업하는 수십 곳의 알뜰폰 업체들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이다.
알뜰폰은 알뜰폰 사업자(MVNO)가 기간망사업자(MNO·통신3사)의 통신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통신 3사가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통신시장에 경쟁을 활성화하고 고객 통신비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통신 3사도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들어와있다.
유심은 통신망 이용자가 휴대폰에 직접 꽂는 전자증표로 서비스 개통 및 이용을 위해 필요하다. 현재는 물리적인 칩을 꽂아 인증받는 방식이지만 오는 9월에는 소프트웨어 방식 e심이 국내에도 허용된다. 일반적으로 1개 휴대폰 번호당 1개 유심칩이 필요하기 때문에 알뜰폰을 가입할 때는 새 유심칩이 필요하다. 가격은 7000원에서 1만 원 정도다.
그동안 수십여곳 알뜰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제각각 유심칩을 제공해왔다. 소비자들도 수십곳 알뜰폰 업체 중 원하는 곳의 요금제를 직접 찾아 유심을 수령해야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소비자 불편을 인식하고 LG유플러스 망을 임대하는 알뜰폰 업체들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칩'을 도입했다. 원칩은 이마트24나 배달의 민족 자체 마트인 바로마트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원칩은 출시 이후 4만개 이상 판매됐다. KT도 이달 들어 이마트24 등에서 판매하는 바로유심을 출시했다. 다만 알뜰폰에 소극적인 SK텔레콤의 경우 기존대로 개별 업체에서 직접 유심칩을 수령해야 한다.
KT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 마케팅에 나선 것은 시장 확대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5G 요금제가 보편화됐지만 비용에 불만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알뜰폰이 대안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는 1200만명을 넘기며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통신 시장 점유율 1위로 알뜰폰에 고객을 잃을 수 있어 알뜰폰 시장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상생'을 내걸고 서비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바로유심과 원칩 등 공동 유심 제공은 물론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데이터 및 통화 정보 사용량 모아보기 등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KT와 LG유플러스 양사는 하반기(7~12월)에도 알뜰폰 관련 정책들을 꾸준히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바로유심 구입자에게 편의점 할인권 등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을 관리할 자체 브랜드 '알뜰폰 알파'를 출범해 확대 운영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해 안에 원칩 판매량 10만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5G 요금제와 관련한 인하 분위기와 함께 통신 3사를 사용하다가 알뜰폰으로 전환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SK텔레콤은 달갑지 않겠지만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알뜰폰으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