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애플이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하면서 10월 5일까지 가격인상안에 맞춰 업데이트를 해야 할 상황 빠진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을 취급하는 주요 콘텐츠업계는 울상이다.
최근 애플은 10월 5일부터 앱스토어 내 결제 통화 가격을 약 25%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애플 앱스토어는 애플이 책정한 가격표에 따라 개발자가 앱의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반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개발자가 가격을 책정한다.
이번 인상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 칠레, 이집트,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베트남 등 9개 국가와 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 적용됐다. 가격 인상의 이유는 밝히진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달러 강세를 인상 배경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그간 환율, 세금 등 외부 환경에 따라 국가별로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해온 바 있다. 28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39원 수준이다.
애플이 책정한 가격표에 따르면 1200원이었던 1티어 가격을 1500원으로 올리는 등 전 티어별 가격을 상승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단, 자동으로 갱신되는 정기결제 콘텐츠는 가격인상에서 제외된다.
티어에 따른 가격은 정해져있지만, 상품의 티어 자체는 콘텐츠 플랫폼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소비자들이 부담할 실질적 가격인상을 낮추기 위해 기존 티어를 낮추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예를 들면 기존에 게임 내부에서 판매하던 A 아이템 의 가격이 21티어-2만 7000원이었다면, 인상안에서 2만 7000원에 해당하는 18티어로 변경해 실질적 인상액을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방안으로 애플의 가격인상에 따라 기존 아이템 패키지 구성을 달리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1위 네이버웹툰측은 쿠키 수량을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티어 변경에 따른 가격 폭이 크고 더 낮은 티어가 존재하지 않는 저가 품목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곳도 있다. 실제 이모티콘을 구매하기 위한 가격으로 기존 2티어에 해당하는 2500원을 책정한 카카오의 경우 가격을 3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를 1티어(1500원)로 낮추기에는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그 아래는 티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내의 경우 앱스토어에 입점된 콘텐츠들의 가격이 약 20~2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별 구매를 제공하고 있는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인앱결제 비중이 높은 콘텐츠 분야가 유력하다. 이번 인상으로 이용자들의 부담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애플은 인앱결제 수수료를 과다 징수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모바일게임협회는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당하게 계산해 개발사들로부터 약 3500억원을 더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를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애플이 개발사들로부터 받아야 할 인앱 결제 수수료율은 30%지만, 공급가액에 부가세 10%를 더한 금액을 매출액으로 잡아 실제로는 33%를 가져갔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앱스토어에서 결제가 이뤄진 부가서비스 액수 11조6000억원을 기반으로 피해액을 산출한 결과 3450억원에 달했다.
또한 9월 26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앱마켓 결제방식에 따른 이용요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8월 기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결제한 앱 100개 중 카카오톡 이모티콘플러스·유튜브 프리미엄·구글드라이브·멜론 등 29개 상품을 가장 비싸게 팔았고 가격 차이는 100원부터 1만1000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고 전했다.
고 의원은 "애플 등의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는 앱 개발자 피해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개발자와 소비자 피해에 대해 엄정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