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중고차 시장 진입을 선포했지만 실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정부가 현대차와 기아의 인증 중고차 사업을 허용하는 대신 시장 점유율을 5%도 차지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명분을 핑계 삼은 것이다. 중고차 업계의 목소리에 집중한 나머지 소비자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는 철저히 외면된 셈이다.
물론 중고차 매매업자들 걱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최근까지 허위 매물, 협박, 폭행, 감금 등 줄줄이 문제가 터져 나왔던 게 중고차 시장이다. 대기업 진출로 이런 문제가 없어질 거라 기대하는 소비자 바람은 욕심이 아니다.
오히려 '양심적인 업자'들은 중고차 시장 내 자정작용을 기대하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 '중고차파괴자'는 지난해 3월 영상에서 "파이는 빼앗길 수 있지만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자정작용이 이뤄질 수 있다"고 거론했다. 대기업이 제공하는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용하고 본인만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중고차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허위 매물로 물이 흐려진 중고차 시장의 전반적인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반쪽짜리 인증 중고차 사업을 제고해야 한다. 현대차그룹과 중소 중고차 업계가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은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보다 유능한 정부는 없다. 특히 시장 경제에서 정부 간섭이 적을수록 효율은 올라간다. 소비자가 심판하기 때문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외면하는 집단이 소비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고차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지만 건강한 경쟁이 기반돼야 아름답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처하지 않고 지대만 추구하는 사업은 결국 퇴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