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전기자동차(EV) 가격이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부진해 마그네슘, 리튬 등 차량에 쓰이는 희소 금속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광해공업공단 원자재 가격정보 사이트 'KOMIS'에 따르면 런던 국제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4일 톤(t)당 2341.5달러로 지난해 3월 7일 3984.5달러에 비해 절반가량 하락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1월 잠시 반등했지만 해당 시점 이후부턴 줄곧 하락 추세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경량화에 주로 이용되는 소재로 전기차에 많이 쓰인다.
알루미늄 외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가격도 줄곧 하락 추세다. 지난 4일 기준 니켈 t당 가격은 2만3300달러로 지난 1월 3만1350달러 대비 약 34%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기간 구리의 t당 가격은 8930달러로, 2021년과 지난해 가격과 비교하면 10% 이상 떨어졌다. 또 리튬은 16개월 만 최저가를, 코발트는 전년 동기 대비 57%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중국 수요 부진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단일 시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655만8000대 전기차를 신규 등록해 전년(2021년) 대비 97.1%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1월과 2월에는 수요 부진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9.8% 감소해 전기차 판매량도 동반 하락했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 둔화 이유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영향이 크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회에서도 전기차 판매 보조금을 복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중국이 올해 실질 경제 성장 목표를 기존보다 크게 낮은 5%로 설정하면서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언급해 경제 비관론도 커진 상황이다.
중국 내 대부분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 경쟁으로 수요 부진에 대처하고 있다. 전 세계 1위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는 이미 모델3와 모델Y 등 일반형 차량의 가격을 인하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표 차종인 E클래스를 우리 돈 950만원 수준으로 인하했고, BMW와 아우디 등 독일 고급차 브랜드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인에 나섰다. 현지 브랜드인 중국 BYD(비야디)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가격을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 비용이 줄어들어 중국 현지 판매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