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정 국가에 집중되지 않는 공급망을 마련하고 기술 협력을 추진해 글로벌 탄소 배출량을 더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나온 해당 안건에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G7은 지난 15일부터 1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기후 변화 의제와 핵심 광물 확보 등 안건들을 논의했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7개국과 EU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일본이 올해 의장국을 맡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효율적 재활용 추진 △핵심 광물 사용량 감축 기술과 재활용 방안 △핵심 광물 공급 중단에 대한 대응책 등으로 탄소중립 이행과 밀접한 전기차 관련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비르기니우스 신케비치우스 EU 환경위원은 "기술 수준에서 서로 협력해 타국 규제기관이 더 쉽게 표준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며 "이는 EU나 일본뿐 아니라 완성차 제조업체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탄소 발자국(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및 과정) 공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관련한 장애물이 하나 더 추가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탄소 발자국 수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이를 감축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내 핵심 부품으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소성이 있는 핵심 광물이 들어간다. 최근 전 세계적 탄소중립 움직임에 따라 수요와 가격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핵심 광물 대부분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채굴, 재련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동반되는 핵심 광물 특성상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G7은 1조엔(약 10조원) 이상 재정 지원을 통해 핵심 광물 광산을 공동 개발하고, 전기차 폐배터리 등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등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약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7년여 뒤인 오는 2030년이면 1660억 달러(약 20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케비치우스 위원도 "핵심광물 수요는 자동차 산업 전기차 전환에 따라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은 공급보다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지난해 23.7%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1위는 중국 CATL로 점유율 37.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