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실적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발급에 속도를 내면서 비용 절감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발급량도 700만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휴면카드 급증 우려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관리에 나섰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첫선을 보인 PLCC는 발급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올해 7월 기준 733만8677장이 발급됐다.
PLCC는 카드사가 기업(제휴사) 브랜드를 상품 전면에 내세워 해당 기업 서비스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말한다. 카드사와 제휴사가 1대1로 파트너십을 맺고 운영비와 수익을 분담해 상품을 공동 기획한다. 제휴사 고객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카드사는 유력한 기업과 제휴를 맺으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CJ ONE 프리즘 신한카드'를, KB국민카드는 쿠팡과 함께 '쿠팡 와우 카드'를 출시했다. 그밖에 주요 카드사들도 제휴사와의 협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만큼 고객들의 관심 또한 크다. 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 고릴라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LCC 발급 경험 질문에 응답자의 43.1%(304표)가 'PLCC를 발급해 보지는 않았으나 발급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2위는 '발급해 봤다'(36.5%, 257표), 3위는 '발급해 보지 않았고 발급 의사가 없다'(20.4%, 144표) 순으로 집계됐다.
카드 고릴라 관계자는 "다양한 PLCC의 출시는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카드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PLCC의 발급량 증가와 관련 휴면카드 급증 문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특정 기간 혜택을 누리면서 실속을 챙긴 뒤 해지하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 양산에도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의동 의원은 "PLCC의 확장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책임감 있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도 휴면카드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8개 전업카드사 휴면카드 숫자가 너무 많이 늘고 있다"며 "(카드사) 매몰 비용도 늘고 사고 발생 위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인당 카드를) 너무 불필요하게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많이 발행되는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가 카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필요 없는 카드는 바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PLCC는) 고객을 위한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카드사와 기업 간 비용 분담으로 건전성 관리에 분명 장점이 있다"면서 "다만 적절한 상품 구성 및 발급은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