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상대로 상생금융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은행에 이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비롯해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 등 자체 생생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보험사 CEO 간담회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보험의 근간은 보험계약자 간 상부상조 정신과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장기적인 신뢰에 있다"며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보험계약자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보험회사가 신뢰받는 동행자로서 계약자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상생금융 동참을 독려했다.
이 원장도 "사적 사회안전망으로서 국민을 보호해 온 보험업계가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건강히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서민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보험사들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보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험사 및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보험업권의 상생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표하고 보험업권 자체적인 협의를 거쳐 세부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또 보험업계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건의 사항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보험업권에 장기적 신뢰 형성을 위한 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에 따라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보험상품개발, 자산부채관리, 판매전략 전반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재무적 성과에만 치우쳐 상품, 자산관리 등에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장기적 신뢰 형성이 가능하도록 힘써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민의 실생활 위험을 적시에 보장할 수 있도록 보험상품 혁신과 건전한 판매채널 확충에도 더 힘써달라"며 "정부도 보험산업 혁신과 성장을 위해 제도개선 등 정책 지원을 다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원장은 "단기 실적을 위한 불건전 영업은 결국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미래의 부담이 된다"며 "건전한 영업관행을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의 상생방안 규모가 1조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을 당초 1~2%대로 검토했지만 최근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가해지면서 2.4~2.5%로 높이는 것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생보업계는 상생금융 상품 판매를 비롯해 기금 출연 등 기존과 비슷한 규모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CEO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