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 해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본원에서 진행된 체결식에는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와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등 관계자가 참석해 앞으로 사업 진행방향 등에 관한 논의 후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ART)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SMART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사업개발과 자금조달, 설계·조달·시공 분야를 담당하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설계와 인허가 등의 지원 업무를 맡는다.
SMART는 1997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온 110MW(메가와트)급의 소형모듈원자로다. 전세계 원전 60%가량에 활용되고 있는 ‘가압경수로’ 방식을 개선한 ‘혁신 일체형 가압경수로’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가압경수로는 고압에서 끓지 않고 유지되는 물을 통해 원자로 내 열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기존 가압경수로 방식에서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펌프가 분리됐던 반면, SMART는 이들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담아 파손된 배관으로 냉각재가 상실되는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등 보다 높은 안전성을 갖췄다.
그 결과 지난 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원자로 설계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성을 인정받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이는 SMR 중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사례다.
또 SMART는 전력뿐만 아니라 증기, 수소, 공정열도 생산 가능하며, 해수담수화 기능도 갖추고 있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계통 단순화 및 기기 모듈화를 통해 건설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형원전의 10분의 1 크기로, 지리적 제약 조건이 비교적 적어 도서산간지역 등 오지에도 건설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SMART의 본격적인 해외 수출 준비가 마무리돼, 해외사업 개발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SMR로의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고 있는 캐나다를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인도 등으로의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캐나다 초크리버 지역에서도 세계 최초 4세대 초소형모듈원전(MMR)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국내·외에서 SMR과 MMR에 대한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