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모두 줄었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6206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삼성카드 6094억원(-2.1%) △KB국민카드 3511억원(-7.3%) △하나카드 1710억원(-10.9%) △우리카드 1120억원(-45.3%)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용카드 연체액은 꾸준히 증가세였다. 앞서 국내 8개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연체 총액(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2조516억원으로 전년(1조3398억원) 같은 기간보다 53.1% 상승했다.
고금리·고물가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가계 부채에 시달리는 중·저신용 취약 차주들이 제때 빚을 갚지 못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고금리로 조달 비용까지 상승하자 카드사 실적 악화는 예견됐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 2년간 여전채 금리가 상승세를 띠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실제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2022년 11월 6.08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월 3% 후반대로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10월 말에는 4.938%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카드사들은 높은 조달 비용과 충당금 부담을 계속 떠안으면서 수익성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 정부의 대규모 신용사면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카드사는 신규 발급이 증가하더라도 그만큼 채무상환 능력이 취약한 중·저신용자가 카드론 등 대출 서비스에 몰리면서 연체율이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사면 이후 연체율이 더 높아지면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취약 차주들의 이자 비용 부담도 커져 다시 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