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은 43조7000억원으로 전년(28조1000억원)보다 15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은행 부실채권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10조1000억원보다 23.8% 상승했다. 여전사·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3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4%나 올랐다.
이에 따라 작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상각도 급등했다. 작년 금융기관 전체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는 24조3000억원으로 2022년 13조4000억원보다 81.3% 상승했다.
은행이 9조1000억원, 비은행이 15조2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93.6%, 74.4% 증가했다.
은행은 부실채권을 처리하고자 상각과 더불어 부실채권(NPL) 시장을 통한 매각도 적극 추진했다. 은행이 NPL 전문투자회사와 연계한 부실채권 매각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 더 늘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13.8%였던 부실채권 대비 매각 비율이 지난해 22.8%로 상향됐다.
본래 금융기관은 부실채권의 매·상각을 담보 여부, 회수 가능성을 따져 결정하는데 NPL을 통한 매각은 적절한 시장 가격에 부실채권을 처분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은행은 부실채권 매·상각을 통해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상각 0.16%포인트, 매각 0.19%포인트로 총 0.35%포인트 낮췄다.
단 부실채권 매각이 진행되는 NPL 시장에서 NPL전문투자회사들이 은행권의 선순위 우량담보부 대출채권을 희망한다는 점은 비은행 부실채권 매각의 제한이 될 수 있다.
NPL전문투자회사는 작년 은행 담보부 부실채권을 5조2000억원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NPL전문투자회사들의 레버리지(차입) 배율은 2022년 말 2.52배에서 지난해 9월까지 3.44배로 확대됐지만 비은행권 부실채권 투자 여력은 감소했다.
최근 금융기관 전반을 걸쳐 부실 채권이 늘어났고 이 중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이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기관은 적기에 부실 채권 매·상각 등을 통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과도하게 약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NPL전문투자회사의 담보부 부실채권 선호 현상을 완화함으로써 신용 리스크가 증대된 상황에서도 비은행을 포함한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