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1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69억원(81.2%) 감소했다.
아울러 79개 저축은행들은 지난 2015년부터 8년 동안 흑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해 총 555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평균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3.41%)과 비교해 3.14%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대손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이자비용은 2022년 2조9177억원에서 지난해 5조3508억원으로 2조4331억원 급증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커지면서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 다음 적자가 발생했던 2014년 이후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로 불어난 수준이다. 당시 저축은행 업계는 2014년 상반기 결산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 기준 5059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적자가 폭증한 원인은 추가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면서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대폭 확대돼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장기간 본 PF로 전환되지 않는 토지담보대출(브리지론)에 대한 예상 손실을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PF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한 압박 강도는 더 세지는 모습이다.
그동안은 PF가 아닌 일반 대출로 분류했던 저축은행 브리지론에 대해 올해 신규 취급분부터 PF 대출로 분류하도록 했는데, 지난 1월 금융당국은 과거 취급분에 대해서도 PF 대출로 취급해 충당금을 쌓으라고 했다.
또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서도 저축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판단, 이달 중순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이 나오면 현장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건전성 우려가 대두되면서 연내 저축은행의 M&A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매물로 나오거나 매각설이 도는 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애큐온·한화·OSB·HB저축은행 등 5~6곳에 달하지만 업황 악화로 인수 대상자를 찾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비은행 부문 강화를 선언한 금융그룹들이 제2금융 계열사 인수에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다만 가장 우선순위로 증권·보험사를 꼽고 있어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선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역시나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매력도가 반감한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비은행 사업 공략에 나선만큼 M&A에 관심이 크지만 대체로 증권사나 보험사 우선 인수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저축은행은 시장 침체 기조에 따라 (인수 대상으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