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22대 총선이 야당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ICT·미디어 입법 과제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주무 부처들이 공언했던 규제완화 기조 중 특히 AI 기본법, 방송 규제 폐지·완화, 플랫폼법 등 핵심 과제들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쟁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AI 기본법은 'AI 시대'를 위한 핵심 법안이지만, '우선 허용·사후 규제' 원칙에 대한 논란과 인권 영향 평가 도입 요구 등으로 입법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 기본법은 큰 틀을 만든다는 입장에서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재편과 더불어 유럽의회의 AI 규제법 통과 등 외부 변수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의 핵심 입법과제인 '인공지능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은 21대 국회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의 '전멸'로 진통이 예상된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 기본법은 시작 단계인 만큼, 큰 틀을 만든다는 입장에서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22대 국회 과방위의 구성 변화와 인권영향평가 도입, 유럽의회 AI 규제법 통과 등 변수가 존재한다.
정부는 방송법 개정을 통해 △IPTV·케이블·위성·홈쇼핑 등 유료방송 재허가·재승인 폐지 △방송사 지분 소유제한 완화 △신문사·뉴스통신사와 외국인에 대한 방송사 지분 소유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방송 규제 폐지·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21대 국회에서는 야당 주도로 대기업·신문사·뉴스통신사의 방송사 소유지분 제한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따라서, 정부가 방송 규제 폐지·완화를 이루려면 야당의 협조를 얻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논의가 관심사다.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에는 동의하지만, 총선 직전 등장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변수로 꼽힌다. 이 제도는 정부가 단통법 개정 대신 시행령·고시를 고쳐 탄생시킨 만큼 야권이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가 검토를 선언하며 사실상 보류된 '플랫폼법(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빛을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21대 국회 야당은 유사한 취지의 법안을 20여건 발의하는 등 법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규제 수위는 정부안보다 야권 발의안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22대 총선 결과가 ICT·미디어 입법 과제들의 전망이 불확실해졌다. 정부는 야당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련 종사자들과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균형적인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