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 작년 기준 무수익여신은 3조520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2조7900억원) 대비 26.2% 오른 수치다.
'깡통 대출'로 불리는 무수익여신은 이자가 연체 되고 원금 상환도 어렵다고 판단된 부실채권을 뜻하는데 연체여신과 이자 미계상 여신을 합쳐 계산한다. 이자 미계상 여신은 부도업체와 관련한 여신·채무 상환 능력 악화 여신·채권 재조정 여신을 포함한다.
특히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급등했다. NH농협은행은 768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49.7% 늘며 가장 큰 폭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은 43.6% 증가한 7498억원, 하나은행은 33.1% 상승한 8678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12.5% 오른 5289억원이었다. 신한은행은 6060억원으로 유일하게 4.2% 감소했다.
무수익여신이 증가한 것은 건설·부동산업 업체에서 발생한 부도나 채무 불이행 때문이다. 큰 폭으로 무수익여신이 급등한 차주를 살펴볼 때 건설·부동산업 회사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부동산업체 A사의 국민은행 무수익여신이 1년 동안 645억원 늘었다. 또 아파트 건설업체 B사의 우리은행 무수익여신은 1년간 720억원, 농협은행에서는 C사가 402억원 늘었는데 모두 채무 능력 악화, 채권 재조정이 그 이유였다.
토목 시설물 건설업체 D사의 하나은행 무수익여신은 604억원 증가했다. 유동성 악화로 인해 채무 상환 능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건설업에서 경기가 악화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