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사장은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이어 내년에 생산할 HBM도 솔드아웃(완판)됐다"며 "차세대 HBM인 HBM3E 12단 양산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력과 시장 현황, 청주·용인·미국 등 미래 주요 생산거점 투자 계획을 일제히 발표했다. 용인 클러스터 첫 팹 준공(2027년 5월)을 3년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는 곽 사장과 함께 AI 인프라 담당 김주선 사장, D램 개발 담당 김종환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구축에 핵심적인 HBM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곽 사장은 "이달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제공하고, 3분기에는 양산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질적 성장을 위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더 높일 것"이라며 "수요 환경에 대응하는 투자 방식으로 캐시(현금) 수준을 높여 재무 건전성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30일 삼성전자가 해당 제품으로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지 이틀 만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 내에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곽 사장은 "현재 AI는 데이터센터 중심이지만, 향후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는 HBM,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고용량 D램, 고성능 eSSD 등 각 제품별 업계 최고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 늘어나는 HBM의 공급 능력은 고객과 협의를 완료한 상태에서 고객 수요에 맞춰서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HBM 시장은 고객의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성격이 강하고 과잉 투자를 억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일축했다.
SK하이닉스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두 가지 유형의 계면(면과 면 사이의) 본딩이 동시에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한편 용인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시설을 짓고 오는 2028년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