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세제 지원과 공업 용수·전력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8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즉문즉답 방식으로 1시간 넘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경제 관련 최대 현안인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와 반도체 산업 지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반도체는 모든 산업 전·후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나라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기업에 대해선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먼저 '시간이 보조금이다'라는 생각으로 반도체 공장 시설을 만들 때 전력과 용수 기반 건설을 속도감 있게 하도록 규제를 풀고 사업 진행을 도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기업을 옥죄며 빠르게 밀어붙이듯 가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유도하면서 협력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시장에서 기대한 강도 높은 정책들도 계속해서 펼쳐나갈 것"이라며 주가 제고 공시 의무화와 주주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을 해소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을 비롯한 경제계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에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저출산과 인구 위기,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을 둘러싸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부총리급 정식 부처인 저출생위기대응부(가칭)로 격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