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위기'의 삼성, 전영현 구원투수 될까… 이례적 인사까지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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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서 기자
2024-05-21 15:24:40

삼성전자, DS부문장 전격 교체

메모리 전문 전영현 구원투수로

SK에 뒤처진 HBM 경쟁력 강화

경계현 삼성전자 신임 미래사업기획단장왼쪽과 전영현 신임 DS부문장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신임 미래사업기획단장(왼쪽)과 전영현 신임 DS부문장[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연말 정기 임원 인사 시기가 아닌 지금 시점에 핵심 부문 사업장 교체가 이뤄지는 건 흔치 않다. 일각에서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1일 반도체 사업 수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했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며 "그간 축적된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과 플래시메모리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어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한 뒤 2017년부터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말 단행된 2024년도 인사에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위촉됐다.

삼성전자가 인사 보도자료에서 '반도체 위기'를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금 메모리 등 반도체 기술 초격차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예전에 성과를 보여줬던 전 부회장에게 다시금 역할을 맡긴 쇄신 인사"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아주경제DB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아주경제DB]

DS부분의 저조한 실적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며 DS부문에서만 연간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필수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이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 1분기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22%), 마이크론(5%) 순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90%인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 중이다. 

현재 DS부문을 이끄는 경계현 사장은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지난해 말 단행된 2024년도 인사·조직개편에서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신설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기능을 한다.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과 함께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 신사업 개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며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모색 의지를 드러냈다.

DS부문장 교체로 대표이사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DX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투 톱' 체제로 운영돼 왔다. 전 부회장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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