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앞서 2021년 5월에도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서 비롯된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본 적정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그룹 비은행 부문 강화의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체질 개선은 물론 디지털 전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자회사 간 시너지를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가계신용대출 점진적 확대 △상생금융 확대 △부동산대출 비중 축소 등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특히 올해 비은행 강화에 적극적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때부터 강조한 '기업금융 명가(名家)' 재건을 그룹의 핵심 목표로 삼고 증권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올 3분기 내 합병 증권사를 출범시켜 영업을 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보험업 진출을 위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도 참전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후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를 최종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 전략부문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희망 가격 도출을 위한 분석에 들어갔다. 본 입찰은 이달 28일 예정이다.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순자산은 1조2750억원,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3966억원이다. 롯데손보의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보유한 지분율(77%)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매각가를 2조원대로 책정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과도한 금액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이 이 같이 비은행 강화에 나선 데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8245억원) 중 7897억원이 은행 순이익이었다. 따라서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사를 살펴보면 △KB금융 37.1% △신한금융 70.3% △하나금융 81.5% △NH농협금융 64.7%로 대부분 90%를 넘기지 않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계열사 확대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계열사는 경영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성장 발판도 마련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