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공개한 ‘자동차 리콜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2년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리콜 차량은 총 58만5586대였다.
그 중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0만92498대(35.7%), 12만1297대(20.7%)로 전체 리콜 차량 중 현대·기아차 비중이 56.4%(33만546대)에 달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리콜 조치를 취한 현대·기아차 차량이 총 41만4750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에만 약 80% 가까이 되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한 셈이다.
이전까지 현대차(2016·2019년)와 기아(2017·2018년)는 각각 두 차례씩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리콜을 겪으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2014년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리콜 대수가 2022년 급증한 가장 큰 요인은 ‘변속기 제어 장치’(TCU) 결함이다. TCU는 자동차 변속기를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로, 엔진과 변속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최적의 변속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움직이는 게 TCU소프트웨어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10월 27일 현대차 5종(싼타페·코나N·벨로스터N·쏘나타N·아반떼N)과 기아 쏘렌토(MQ4)에 관해 “습식 8단 TCU 안전운행 모두의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로 운행시 변속이 되지 않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사유로 총 16만2918대에 리콜 통보를 내렸다. 습식 8단 TCU는 2019년 벨로스터 N에 처음 도입됐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 명장은 "TCU의 소프트웨어 설계가 잘못될 경우 급발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2020년부터 전체 차량에 도입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리콜 건수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자동차 리콜 현황’에서 공개한 건수와 사유를 보면 대부분이 ADAS의 주요 기능인 ‘차선 유지 보조’(LK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