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 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인터넷 접속 장애의 원인으로 방화벽 작업 중 일부 무선 공유기에서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5일 오후 4시 57분부터 약 5시간 동안 전국에서 인터넷 접속이 중단됐으며, 저녁 9시 58분경 복구됐다. 과기정통부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의 방화벽 교체 작업 중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증해 특정 무선 공유기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장애의 원인은 A업체 보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 중 발생한 데이터 패킷 전송 단위 변경에 있었다. 그 결과 머큐리와 아이피타임 무선 공유기에서 트래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터 패킷은 인터넷 정보 전송 단위로, 과도한 양이 전송될 경우 공유기가 처리 용량을 초과할 수 있다.
머큐리 측은 "우리 측에서는 성능 개선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적이 없었고, 보안 소프트웨어 A업체의 작업이 원래대로 되돌아가면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A업체는 방화벽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해 방화벽 작업을 진행했으며, 자사 서비스와 통신망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미디어텍 칩셋을 사용하는 특정 공유기에서 트래픽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정 공유기에서만 장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와 협력해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문가들과 협력해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요금 감면 등 보상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고객의 책임이 없는 장애에 대해 요금 감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며, "구체적인 배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문제가 발생한 공유기는 고객이 직접 구입한 사설 장비로, 통신사 책임 범위를 벗어난다"며 보상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이번 장애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각 통신사는 자사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 장애 신고를 받고 있으며, 문제가 지속될 경우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 사항도 안내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