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6조6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 대비 1조2792억원 증가한 규모다.
앞서 지난달에는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9조6259억원 늘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탓이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569조5450억원으로 전월 말(568조6616억원) 대비 8834억원 늘었다. 지난달 8조9115억원 급증한 것과 비교해 이달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과 맞물리면서 증가 폭이 완화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932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03조4562억원)보다 4759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용대출은 앞서 6월 2143억원, 7월 1713억원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8494억원 급증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5일 만에 올해 월별 증가액이 가장 컸던 8월 증가 폭 절반을 넘게 차지한 것이다.
신용대출 중에서 일반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지난달 38조4033억원에서 이달 38조8635억원으로 4602억원 늘었다. 주담대 중심으로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미리 채우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새로 개설하거나 한도를 높인 고객이 많아진 영향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확보를 위한 마이너스 통장 개설 고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빚투(빚내서 투자) 목적이 아닌 생활비 충당을 위한 경우가 많아 은행에서 돈을 빌릴 창구가 줄어들면 2금융권까지 내몰려 실수요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담대를 누르면서 신용대출이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자 금융당국은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축소하는 방안 검토에 나섰다.
우선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해 대출한도를 연 소득 내로 묶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 소득의 150% 수준인데 이를 100% 이내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신용대출을 최대 연 소득까지만 내준다고 밝혔다.
DSR 산정 시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만기를 현행 5년에서 추가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 규제를 추가하거나 스트레스 DSR 3단계의 조기 시행 등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아울러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막히는 경우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2금융권까지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지 하루 단위로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과 새마을금고, 보험업권의 주담대 증감과 선행 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