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핵심 계열사인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안정적 실적에 힘입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은행 등 12개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절차 개시에 나섰다. 14개 계열사 중 12개 사 CEO 임기가 만료돼 금융지주 중 교체 대상이 가장 많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차기 행장 선임 절차는 현 CEO의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부분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달 말이 적기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핵심인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월 정상혁 행장 취임 이후부터 횡령·배임 등 금융 사고가 없었던 데다, 국내외 실적까지 모두 선방하면서 리딩뱅크 자리까지 수성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535억원을 거두면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다. 글로벌 부문도 호실적을 내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타 은행들과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올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40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061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고객몰입 혁신'을 중심으로 현장 영업력을 강화한 정 행장의 전략이 주효했다. 정 행장은 조직과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과감히 정비하고 영업력 극대화에 나서면서 외형 성장 및 건전성 관리에 노력해 왔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금융사고 및 내부통제 관리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 일이 빈번했다. 그 가운데서 유일하게 금융사고 없이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뤄낸 정 행장의 경우 연임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 출범한 지 불과 4년 만에 생명보험사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뒤를 잇는 대형 보험사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이영종 대표의 활약이 있었다.
이영종 대표는 신한금융 전략기획팀 본부장, 오렌지라이프 뉴라이프 추진실장 등을 거쳤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통합 이후 신한라이프 전략기획그룹장을 맡은 뒤 지난해 1월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취임 후 업계 2위 도약을 목표로 지난해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IFRS17)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 신한라이프는 47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4494억원)보다 5% 증가했다. 업계 4위에 오르면서 당시 3위였던 교보생명과의 순이익 격차도 좁혔다.
올해도 금리 변동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생보사 대부분 실적이 부진했던 가운데 홀로 선방했다. 실제 생보사 22곳의 순이익이 35%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올 1분기 순이익 1542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상반기 순이익도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12억원) 증가했다.
이런 신한라이프의 호실적은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 계열사 전반적으로 큰 사고가 없었다"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성과가 좋았던 핵심 계열사 대표 중심으로 연임시킬 확률이 높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