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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까"…FIU의 '불편한 심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5-11-02 21:48:07

'은행이 모셔가는' 코인 거래소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FIU 원장 교체'에 신규 거래소 기대감

지난 10월 29일 금융위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임명하며 정권 교체 여파로 지연됐던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9일 금융위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임명하며 정권 교체 여파로 지연됐던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가상자산 시장의 '새판 짜기'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급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멈춰 섰던 정책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시장에서는 제6의 원화 거래소 등장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과거 '슈퍼 갑'이었던 은행이 이제는 실명계좌 계약을 위해 코인마켓 거래소의 문을 먼저 두드리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며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열쇠를 쥔 금융당국은 여전히 굳게 빗장을 걸어 잠근 채 '신중론'만 되풀이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변화의 기류는 금융위원회 인사에서 시작됐다. 지난 10월 29일 금융위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임명하며 정권 교체 여파로 지연됐던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가상자산 사업자(VASP)의 신고·수리를 총괄하는 FIU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정책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나 FIU가 주요 결정을 미뤄왔지만 고팍스-바이낸스 승인까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핀 것은 은행들의 태도 변화다. 과거 실명계좌는 업비트, 빗썸 등 소수 대형 거래소의 전유물이었고 은행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갑'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신규 고객 확보와 법인 계좌 시장 개척에 목마른 은행들이 먼저 코인마켓 거래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한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여러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사실상 주요 은행은 모두 접촉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크립토 겨울'로 불리는 기나긴 침체기를 거치며 시장 구조가 재편된 결과이기도 하다. 2024년 44곳에 달했던 VASP는 올해 10월 기준 27곳으로 급감했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경쟁력 있는 소수 거래소의 몸값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업계에서 제기되는 '1거래소-N은행(복수 은행)' 허용 요구에 대해 FIU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1거래소-1은행' 원칙을 자금세탁방지(AML)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의 '그림자 규제'로 유지하며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몽니'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21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은 단 한 곳의 신규 원화 거래소도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기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과점 체제를 공고히 해주는 결과를 낳았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는 투자자 보호 소홀, 높은 수수료, 상장 비리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연내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법안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반쪽짜리' 제도 개선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FIU 원장 체제가 과거의 관성을 깨고 시장에 건전한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규제를 위한 규제'로 업계의 기대를 꺾을지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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